이근후 정신과 박사(왼쪽)와 유튜버 신사임당/ 유튜브 '신사임당' 캡쳐
이근후(86) 정신과 박사는 임종을 앞둔 요양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고싶은가?’라는 주제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별도의 선택지가 없는 주관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의 답이 비슷했다고 한다. 이 박사는 지난 10월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에 출연해 환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항목 세 가지를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건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어요. 젊고 건강할 때는 미처 알지 못하다, 임종 직전에야 겨우 깨닫게 된거죠.
다시 태어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라도 이 항목들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면 덜 후회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가 소개하는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실천해야 할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
영화 '버킷리스트' 스틸컷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에 매달리며 사는데,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경쟁이에요. 때문에 잘해야 하잖아요. 그러니까 거기에 속박감을 느끼는 거에요.
하지만 취미는 꼭 잘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툴러도 좋아하면 그만이에요. 꼭 화가처럼 뛰어난 작품을 잘 그려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서툰 그림을 그리더라도 재밌다면 그게 화가예요. 책임이나 압박 없이,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인생을 재미있게 살면 좋겠다는 거예요."
2. 맺힌 것을 풀고 살자.
“정신과 의사로 오래 일하면서 환자들을 만나며 ‘맺힌 일에 오래 매달릴수록 몸이 버티지 못한다’라는 걸 느꼈습니다. 저 또한 맺힌 일들이 없지 않지만, 기왕 맺힌 일이라면 조금씩이라도 풀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3. 베풀며 살자.
“요즘은 물질적인 것이 우선시되면서 금전적 도움이 오고가야지만 ‘베푼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베푼다는 건 꼭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령 어떤 환자분은 진료중에 ‘다른 사람한테 신세진 것도 없고 베푼 것도 없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때 저는 '여기 오실 때 뭐 타고 오셨냐'고 물어봤죠. 버스 타고 왔다고 하시길래 “그럼 버스 신세 진 거 아닙니까"라고 답했습니다.
정당하게 버스비를 내고 탔으니 신세가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죠. 그런데 애초에 버스나 운전사가 없으면 그 돈이 있어도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과정이 다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것입니다. 이를 유념하며 일생동안 크고 작은 친절을 베풀며 사는 것이 좋습니다."
글 이규연 기자
마음건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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