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오래 살려면 아파트 실내온도 낮추세요!" 하버드대 장수연구팀 추천 ‘한랭요법’
Joyst
2020. 12. 10. 09:19
건강한 어른들 중에는 겨울철 냉수마찰을 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80세 넘어 장수하는 고령자들 중에서 내세우는 대표적 생활습관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를 타고난 건강이나 면역력으로 치부하기 쉽다.
그러나 그 반대일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최소한 나이 들어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요인은 아닐까. 만약 겨울철 냉수목욕이 살벌한 추위 속에서 ‘동면’하려는 생리체계, 세포들의 타성을 깨우고 활성화시키려는 것으로 작용한다면…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 이론은 역사학뿐 아니라 이제 생리학, 의학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이 건강-장수하려면 너무 안온한 환경에서보다 약간 척박한 환경이 더 좋다는 얘기다.
토인비가 문명의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를 연구하고 낸 결론은 이렇다.
‘문명은 자연환경적으로 유리한 곳에서 탄생하지 않고 오히려 불리한 곳에서 탄생했다. 왜냐하면 불리한 환경은 일종의 ’도전‘(challenge)이므로, 이러한 도전에 응전(response)해 극복할 때만이 문명은 탄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 신체에 적당한 스트레스가 장수(長壽)를 가져온다
유전학자나 생리학자들은 약간의 역경이나 세포 스트레스는 장수 유전자를 자극하기 때문에 우리 몸(후성유전체)에 좋다고 말한다.
이 말은 노화와 장수분야에서 세계 최고권위자인 하버드대 의과대 유전학 교수인 데이비드 A 싱클레어 교수가 25년간 ‘장수(長壽)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이다.
비유하자면 인생에서 성공-성취를 이루는 사람들이 대부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를 극복했듯이 인간의 몸도 좀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세포나 신체기관이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강인해진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스트레스는 적당하다면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존재다. (물론 스트레스가 인간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면 안되지만)
이런 관점에서 싱클레어 교수가 펴낸 명저(名著) ‘노화의 종말(LIFESPAN: Why We Are- and Why We Don't Have To) 중에 소개된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 6가지‘는 다음과 같다.
◇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 6가지
① 적게 먹어라
② 때때로 단식하라
③ 육식 줄여라
④ 땀 흘려라
⑤ 몸을 차갑게 하라
⑥ 유해물질 멀리하라
이 중에서 ⑥을 제외하고는 몸에 ‘적당하게’ 결핍을 주거나 힘들고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들이다.
여기서 지금과 같이 겨울철, 난방을 펑펑 때우는 우리나라 아파트 문화 현실에서 주목할 점은 ⑤ 몸을 차갑게 하라다.

◇ 몸을 차갑게 하는 게 왜 좋은가?
우린 추우면 몸을 웅크리고 집안 기온을 높이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연로하거나, 몸살 기운이 있으면 당연히 찬바람을 쐬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경우는 당연하다. 취약한 몸 상태에서 추운 기온은 더 상황을 악화시켜 줄 수 있다.
그러나 싱클레어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장수하려면 한겨울에 거실에서 반팔에 뜨뜻한 실내기온을 즐기기보다 좀 서늘하게 지내고 이따금 추운 영하의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나가 덜덜 떨어보는 것도 좋다는 것이다. 물론 감기 몸살에 걸릴 정도가 아닌 ‘건강한’ 상태에서 말이다.
평소 건강한 몸을 가정하면 그저 따뜻한 날씨에 지내는 것보다 차가운 날씨를 접하면 잠자던 몸의 기관이 여기에 적응하기 위해 활발히 작동하게 된다. 호흡패턴, 혈액흐름, 근육 강직 등 신체내 생존투쟁이 일어난다. 생쥐실험을 통해 체온을 의도적으로 낮췄더니 더 오래 살았다.
1. 유전공학적으로 체온이 정상보다 0.5℃ 낮은 생쥐를 만들었더니 수명이 12~20% 늘었다.
2. 초파리 수명은 11~28% 늘어났다.
3. 차가워진 체온이 장수를 가져오는 유전자내 갈색지방조직(brown adipose tissue)을 활성화시켰다.
싱클레어 교수는 겨울철 혹한으로 유명한 미국 보스턴 지역에서 ‘한랭요법(cold theraphy)'을 시도해 ’추위는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킨다‘는 이론을 정립했다.
◇ 몸을 덥게 하는 것이 나쁘단 말인가?

감기나 몸살에 걸렸을 때 우리는 땀을 흘리게 한다. 또 한의학에서도 몸을 건강하게 하려면 ▲찬 음식 먹지 않기 ▲따뜻한 물에 반신욕이나 족욕하기 ▲배를 따뜻하게 하기 등이 권장되며 실제로 효과도 있다. 또 핀란드 등 북구 지방에선 겨울철 사우나가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싱클레어 교수는 이를 반박하지 않는다. 추위에 몸을 노출하되 ‘적당하게’ 노출하는 것이 핵심이란 얘기다, 몸이 약하거나 고령자에게 저체온은 건강에 안좋을 수 있다. 동상도 마찬가지다. 추운 지방에 살면서 언제나 춥게 지내자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우리 몸을 너무 안온한 환경(따뜻한 실내 기온, 쾌적한 날씨) 등에 맡기지 말고 적절히 추위와 스트레스를 겪게 할 때 우리 장수 유전자가 더욱 활발하게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안락하기 그지 없는 삶에 맞게 진화한 것이 아니라 이따금씩 호르메시스(hormesis:유해한 물질이라도 소량이라면 인체에 유익하게 작용하는 현상)를 통한 스트레스는 큰 도움이 된다"

◇ 적절하게 추위에 노출되려면?
1. 평소 생활습관으로 너무 실내 온도를 높이지 말고 서늘하게 지낸다 (18~22℃)
2. 잘 때 창문을 열어두거나 얇은 이불 덮고 자는 것도 좋다.
3. 잘 때 기온이 서늘한 대신, 내복이나 잠옷 등을 입고 자는 것도 좋다.
4. 겨울에 춥다고 웅크리지 말고 바깥에 나가 몸이 추위에 적응케 하는 것도 좋다.
5. 건강이 뒷받침해준다면 겨울날 티셔츠 바람으로 밖에서 잠시 활기차게 걷는다.
6. 추운날 밖에 나가 운동해본다.
7. 맨발로 눈길을 잠시 걷거나 찬물에 발을 담궈보는 것도 좋다.
글 함영준 마음건강 길 대표
마음건강길